
1967년 작은 공방 ‘금하상회’에서 시작된 칠보의 불꽃이 세 세대를 건너 오늘, 세계 무대를 향한 K-공예의 빛으로 피어오르고 있다.
노동부 지정 칠보유약제조전승자의 집이자 백년소공인으로 인정받은 금하칠보는 전통 공예의 한계를 넘어 재료·디자인·교육·패션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한국 칠보의 새로운 표준을 세워왔다.
이 여정의 중심에는 ‘전통을 통해 미래의 전통을 만든다’는 철학으로 칠보를 생활 속 예술로 되살린 3대 반초 박수경 대표가 있다.
최근 ‘2025 대한민국 소상공인 대회’에서 대통령표창을 수상한 그는, 세대의 장인정신과 혁신의 감각을 연결하며 한국 전통공예가 나아갈 다음 시대를 열고 있다.

Q. 금하칠보는 어떤 회사입니까?
A. 금하칠보는 1967년 금하상회에서 시작된 칠보 전문 기업으로, 외조부에서 어머니와 외삼촌, 그리고 저로 이어지는 3대 가업입니다.
전통 칠보유약·가마·프레임 등 공예 제작에 필요한 재료와 도구 공급은 물론, 브로치·반지 등 공예 제품 제작, 기관 맞춤형 기념품 제작, 칠보 체험 교육, 반초갤러리 운영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해왔습니다.
최근에는 전통 의복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패션 브랜드 MAGO를 통해 칠보와 패션을 결합한 라이프스타일 시장에도 도전하고 있습니다.
Q. 3대 가업을 이어 경영을 맡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전통을 지키고 이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가장 컸습니다. 외조부님이 시작하신 칠보공예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우리 문화의 정서와 미학이 담긴 유산입니다. 이 가치를 지키고 세계에 알리는 것이 제 사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동시에 전통을 더 많은 사람이 즐기고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싶었습니다. 그런 고민 속에서 ‘IS HIP GUMHA’라는 철학이 탄생했습니다.

Q. 대표님의 경영철학과 금하칠보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는 무엇입니까?
A. 저의 경영철학은 ‘전통을 지키되, 미래의 전통을 창조한다’는 것입니다. 전통공예가 뒤처진다는 인식을 넘어 칠보를 생활 속 예술로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최고의 품질과 서비스, 도전과 긍정의 정신을 바탕으로 금하칠보는 전통 기술에 현대 디자인을 더해 한국 공예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기업 운영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과 극복 방법은 무엇인가요?
A. 전통 공예는 시장이 크지 않고 기술 난이도가 높아 운영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특히 칠보는 불과 유약의 비율에 따라 색과 질감이 달라지는 매우 섬세한 작업이기에 안정적 품질 확보가 쉽지 않습니다.
저희는 ‘기술의 과학화’를 선택했습니다. KISTI, 생산기술연구소 등과 공동연구하여 칠보 유약의 조성과 비율을 분석했고, 이를 통해 대량 생산 안정화를 이루었습니다.
또 전통 장신구에 국한하지 않고 브로치, 패션액세서리, 생활용품 등 현대적인 제품군으로 확장했으며, B2G·B2B 맞춤형 굿즈 사업을 강화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가업 계승의 책임감과 ‘안되면 다시 도전한다’는 정신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Q. 현재 금하칠보가 주력하는 사업 분야는 무엇입니까?
A.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B2G·B2B 맞춤형 기념품 시장입니다. 청와대, 정부기관, 대기업의 정체성을 반영한 고급 기념품과 컬래버레이션 제품 제작이 중심입니다.
둘째, 글로벌 K-공예 아트 시장입니다. 해외 전시와 유통을 통해 칠보의 예술성과 브랜드 가치를 세계적으로 알리고 있습니다.
셋째, 힐링·문화·라이프스타일 산업입니다. 반초갤러리의 교육 프로그램, 차 도구 및 전통 차 판매, 그리고 패션 브랜드 MAGO 운영 등을 통해 전통공예가 일상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Q. 대통령표창 수상은 어떤 의미였나요? 앞으로 금하칠보가 집중하고 싶은 목표나 도전은 무엇인가요?
A. 이번 대통령표창은 금하칠보가 세대에 걸쳐 지켜온 전통과 기술의 가치를 국가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상이었습니다. 동시에 앞으로 전통공예의 미래를 더 책임감 있게 이끌어야 한다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K-칠보의 글로벌화입니다. 칠보의 고유한 색과 빛을 세계 시장에서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도록 해외 전시와 협업 프로젝트를 적극 확대하겠습니다.
둘째, ‘미래의 전통’을 만드는 일입니다. 현대적 디자인 연구와 환경친화적 소재 개발을 통해 전통공예가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습니다.
셋째, 교육·체험 기반 확장입니다. 반초갤러리의 프로그램을 더욱 체계화해 어린이, 외국인, 기업 임직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전통공예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전통은 보고 만지고 느낄 때 비로소 살아남는다고 믿습니다.

Q. 금하칠보가 꿈꾸는 궁극적인 비전은 무엇입니까?
A. 칠보를 일상 속에서 즐기고 사용할 수 있는 ‘생활 예술’로 정착시키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대한민국 공예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나아가 이탈리아의 유리공예처럼 한국의 칠보를 세계적인 명품 공예로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꿈입니다.
Q. 마지막으로 고객사와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A. 금하칠보는 3대의 장인정신과 대통령표창으로 인정받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사의 브랜드 가치를 가장 품격 있게 담아내겠습니다.
단순한 제품 제작을 넘어, 한국의 칠보 문화를 함께 알리고 성장시키는 지속 가능한 동반자가 되겠습니다.”
세대를 잇는 장인정신 위에 현대적 감각을 더한 금하칠보의 도전은 전통공예의 보존을 넘어 한국 K-공예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한 점의 색을 완성하기 위해 수십 번의 불길을 견뎌내야 하는 칠보 작업처럼, 금하칠보가 쌓아온 시간도 인내와 실험의 연속이었다.
대통령표창을 넘어 ‘미래의 전통’을 향해 나아가는 박수경 대표의 행보가 한국 공예 산업에 어떤 새로운 장을 펼쳐낼지 기대된다.
기사원문 : https://www.yh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57367

